"KT&G가 화재안전담배 제조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출시하지 않고 있다."(경기도)

"화재예방 효과가 탁월하다는 분석이 없는 상태에서 출시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KT&G)

경기도가 KT&G를 상대로 제기한 담뱃불로 인한 화재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4차 변론이 30일 오전 수원지법 120호 법정에서 민사합의10부(박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양 측은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재판에서 KT&G의 화재안전담배 효과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화재 예방효과가 전혀 없는것은 아니지만 완전히 '안전'한 정도는 아니라는 KT&G 측과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그 효과를 인정해 화재안전담배를 법으로서 도입하고 있는 추세라는 경기도 측의 주장이 맞붙은 것이다.

KT&G 측 변호인은 법정에서 "화재안전담배라 불리는 LIP(저발화성 담배)의 화재예방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화재가 발생하고 안하고를 결정지을 만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기도측 변호인인 배금자 변호사는 "일반담배는 사람이 흡입하지 않아도 권련지가 끝까지 타들어 가지만 화재안전담배는 일정시간 흡입행위가 없으면 저절로 꺼져 담뱃불로 인한 화재예방 효과가 탁월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날 KT&G 측에 "모든 제품은 아니더라도 일정제품에 대해 화재안전담배를 출시해 경기도 측과 합의하는 것이 어떠냐"며 화해권고안을 제시했지만 KT&G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내부검토 결과 비용 증가와 함께 화재안전담배를 피우면 화재가 확연히 줄어든다는 것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시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KT&G 측은 "화재예방 효과도 공식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LIP를 출시하는 것은 비용편익상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기도 측은 "KT&G가 화재안전담배 제조기술을 특허출원까지 한 상태에서 미국 등에만 수출을 하고 대한민국에만 판매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또 "KT&G가 주장하고 있는 비용부분도 권련지(담배를 싼 겉종이) 단가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서 "비용을 이유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하는 것은 제조사의 공익추구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앞서 지난해 1월 "화재에 안전한 담배를 만들지 않는 담배 제조사로 인해 담뱃불 화재로 막대한 재정손실을 입었다"며 총 배상청구액을 796억 원으로 산출, KT&G를 상대로 1차로 1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화재안전담배는 기존 담배와는 외관상의 차이는 없지만 권련지(담배를 싼 겉종이) 부분에 2~3개의 얇은 밴드를 부착, 구멍을 막아 공기가 통하지 않게 해 꽁초를 버리더라도 2~3초안에 불이 꺼지도록 돼 있어 미국과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 담배화재 발생을 줄이기 위해 제조, 판매하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달 12일 오후 5시 수원지법 103호 법정에서 KT&G 측 증인을 출석시킨 상태에서 5차 변론을 진행할 예정이다.